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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00원대 내려오자 '달러 사재기'…환차손 우려 커진 해외주식 투자는 주춤

조선일보8월 24일 08:47 KST원문 보기

원화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원화 가치는 강세)가 ‘자금 이동’의 변수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달러가 상대적으로 싸졌다고 본 개인과 기업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요 은행의 달러예금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원화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원화 가치는 강세)가 ‘자금 이동’의 변수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달러가 상대적으로 싸졌다고 본 개인과 기업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요 은행의 달러예금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업로드 이미지

반면 원화 강세로 환차손 우려가 커지자 해외 증시로 향하던 개인 자금은 주춤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가 이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 다시 나타난 달러 사재기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20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749억2000만달러로, 7월 말(694억4000만달러)보다 54억8000만달러(8%) 늘었다. 이는 5대 은행 합산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21년 5월 이후 최대 규모다.

개인 달러예금은 132억2000만달러로 7월 말(127억1000만달러)보다 5억1000만달러 늘었고, 기업 달러예금은 617억달러로 같은 기간 49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개인은 2022년 2월 말, 기업은 2022년 12월 말 이후 최대 규모다.

달러 매수세에 불을 붙인 것은 원화 환율 급락이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7월 1일 장중 1559.2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19일 1397.7원까지 내려오며 11개월 만에 1300원대에 진입했다. 한 달 반 만에 170원 넘게 떨어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저가 매수’ 수요가 살아난 것이다.

자산관리 현장에서는 달러 보유 비율이 낮은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분할 환전’에 나서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지금은 달러 자산 보유 비율이 20% 미만인 고객들에게 조금씩 달러 환전을 시작할 만한 구간이라고 안내하고 있다”며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연 5%대 이자를 주는 달러보험이나 원화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달러예금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금 투자 늘고, 빚투는 감소

거꾸로 달러 약세가 더 갈 것으로 보고 금으로 자금이 옮겨 가는 모습도 나타난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829억6000만원으로, 7월 판매액(300억1000만원)의 2.8배에 달했다. 올해 1월(859억4000만원) 이후 최대다.

한편 원화 강세 여파로 해외투자 수요는 주춤하고 있다. 일단 달러를 예금 등에 묶어두고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21일 국내 투자자의 일평균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20억2239만달러(약 2조8070억원)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6월 31억5433만달러(4조3780억원)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뉴욕 증시가 고점을 회복했는데도 원화 환율이 떨어져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외 투자로 환차손을 볼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고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로 자금을 옮기지는 않고 있다. 지난달 국내 주식 시장의 급락세로 쉽게 다시 손이 가지 않는 모양새다. 5대 은행의 상장지수펀드(ETF) 판매 규모는 이달 들어 20일까지 4634억원으로, 7월 대비 1조9955억원(81%) 감소했다.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도 주춤하고 있다. 20일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4조1080억원으로 7월 말보다 652억원 줄었다. 대신 투자자들이 자금을 은행에 묶어두면서 정기예금에 돈이 쌓이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 998조7064억원으로 1000조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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