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빚투' 급증… 가계 빚 2000조원 넘었다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를 위한 신용대출 등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올해 2분기(4~6월) 우리나라 가계 빚이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은 강하게 누르지만 빚투를 억제할 마땅한 수단은 찾지 못하고 있어, 연내 가계 빚 증가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가계 빚(가계신용)은 올해 1분기 말 1993조110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4~6월 금융권 가계대출이 21조1000억원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2분기 말 이미 200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오는 19일 2분기 말 가계 빚 통계를 발표한다.
은행권에서는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수요가 몰린 영향이 컸다고 설명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 통장으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했다가 주가가 하락해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타대출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후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공급 조절이 상대적으로 쉬운 주택담보대출부터 제한하면서, 아파트 잔금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까지 막히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부동산 금융 대책을 통해 금융권에 약 30조원의 추가 대출 여력을 부여하고, 19일부터 은행별 대출 한도를 재조정한다.
하지만 신용대출 관리는 은행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용대출 총량을 별도로 규제할 계획이 없다”며 “전체 가계부채 관리 틀 안에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영역으로 본다”고 했다. 마이너스 통장은 대출자가 한도 내에서 필요할 때 인출하기 때문에 사전 관리가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다.
늘어난 가계 빚과 금리 상승이 맞물리는 데 따른 우려도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반도체를 제외하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계 빚 증가세와 금리 상승이 맞물릴 경우 내수 회복을 더욱 지연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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