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뉴스] 상폐 피하려 주가 ‘뻥튀기’…액면병합 부담 주주 몫

[뉴스버스=박주환 기자] 주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를 퇴출하는 제도가 시행되자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여러 주식을 한 주로 합치는 액면병합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500원짜리 주식 5주를 한 주로 합치면 표시되는 주가는 2,500원으로 높아져 당장은 동전주 기준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한 지난 2월12일부터 7월 중순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추진된 주식병합은 모두 256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건과 비교하면 25배 넘게 급증한 규모다. 하지만 이 기간 병합 신주 상장을 마친 156개 기업 가운데 83.3%인 130개사는 변경상장일보다 주가가 하락했다. 이들 기업의 평균 하락률은 31.2%에 달했다. 병합을 통해 1,000원 선을 넘겼다가 다시 동전주로 추락한 종목도 18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당 가격만 인위적으로 높여서는 주가를 장기간 떠받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액면병합으로 동전주 기준을 벗어나더라도 기업가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시 상장폐지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다. 주주가 감수해야 하는 절차상 부담도 작지 않다. 상장사가 주식병합을 하면 병합 기준일 전후부터 신주 변경상장까지 일정 기간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이 기간 기업의 실적 악화나 시장 급락 등 주가에 영향을 줄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주주는 보유 주식을 팔 수 없다. 거래 재개 직후 매도 물량이 몰리면 병합으로 높아진 기준가격이 급격히 무너질 위험도 있다. 이밖에 병합 비율에 맞지 않는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보유 주식 일부 또는 전부를 현금으로 정산받게 된다. 예컨대 5주를 한 주로 병합하는 기업의 주식 4주를 보유한 주주는 병합 뒤 한 주도 받지 못하고 보유 지분 전체가 단주로 처리된다. 금융당국은 액면병합이 상장폐지를 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인정하고 지난달부터 우회 방지 규정을 시행했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안에 1,000원 이상인 상태를 45거래일 연속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폐지한다. 관리종목 지정 전 1년 이내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한 기업이 지정 이후 또다시 병합·감자를 하거나, 관리종목 지정 뒤 총 10대 1을 초과하는 병합·감자를 하는 경우에도 상장폐지된다. 그러나 규정이 관리종목 지정 이후의 반복적·과도한 병합에 초점을 맞추면서 기업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주식을 병합하는 것까지 막지는 못했다. 첫 병합의 효과가 사라지자 관리종목 지정을 앞두고 다시 병합을 추진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반복적인 적자와 자본잠식 위험을 해소하지 않은 채 장부상 결손금과 주당 가격만 조정하는 경우에는 투자자에게 그 위험을 보다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주가가 기준에 근접한 시점에 경고하는 데서 나아가 최근 수년간의 병합·감자 이력과 누적 비율, 반복적인 적자, 자본잠식 가능성, 시가총액 및 주가 하락 추세를 함께 점검하는 복합 사전경보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법적인 수단을 활용해 시장에 남아 있으려는 노력을 나무랄 수는 없다”면서도 “재무건전성 개선과 매출 증대, 수익성 제고, 신사업 발굴 등 본질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 없는 주식병합은 오래 버티기 힘든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 뉴스버스(Newsverse)(https://www.newsvers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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